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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누른다" 가위눌림 빠르게 탈출하려면?... 원인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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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잠에서 깨어났는데 의식은 또렷한데도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낯선 경험—이른바 '가위눌림'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이를 귀신이나 초자연적 존재와 연관지어 설명하는 이들도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는 수면장애의 일종이다.

수면마비는 대부분 수 분 이내로 끝나는 일시적인 증상이지만, 반복되거나 수면의 질을 저해할 만큼 빈번하게 나타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피로 누적은 물론, 집중력 저하, 기분장애 등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면마비는 왜 생기는 것일까. 주요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신경과 이동아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본다.

뇌는 깨어있지만 근육은 마비된 상태… "의식 있는 마비"
수면마비는 국제수면장애분류(icsd-3)에 따르면 '사건수면(parasomnia)'의 일종으로 분류되며, 주로 렘수면(rapid eye movement sleep, 급속 안구 운동 수면) 단계에서 발생한다. 사건수면이란 수면 중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생리적 현상을 동반하는 수면 장애를 말한다.

렘수면 중에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분비되어 대뇌와 시상을 각성 상태로 만드는데, 이로 인해 뇌는 낮 동안의 기억을 강화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깨어있을 때와 유사한 상태가 된다. 동시에 꿈의 내용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뇌는 '가바(gaba)'와 같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척수의 운동신경을 차단하여 온몸을 일시적인 마비 상태로 유도한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신체 보호 기전이다.

문제는 이 마비 상태가 잠에서 깨어나는 시점까지 지속될 때 발생한다. 이동아 교수는 "렘수면 중 발생하는 이 보호 기전이 깨어나는 시점까지 계속 유지되면, 뇌는 이미 깨어 있어 주변을 인식하지만 몸은 여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즉, 의식은 돌아왔지만, 신체 근육의 마비는 풀리지 않아 '의식 있는 마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면마비는 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나 야간 하지 경련이 있는 사람에게서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교대근무나 시차 적응 문제로 인해 수면 리듬이 불규칙해질 때에도 나타날 수 있다.

75%가 경험하는 환각, 뇌가 만드는 '현실 같은 공포'
수면마비는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강한 공포감과 환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수면마비를 겪는 사람의 약 75%가 환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군가 방에 침입하거나 쳐다보는 듯한 느낌, 가슴을 짓누르는 압박감, 몸이 공중으로 뜨거나 빨려 들어가는 듯한 어지러움 등이 대표적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러한 환각을 크게 침입자(intruder), 흉부 압박감(incubus), 그리고 유체이탈 감각(vestibular-motor)의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이에 대해 이동아 교수는 "렘수면 중 활발해지는 시상(thalamus)과 편도체(amygdala)의 작용으로 공포, 위협 같은 감정이 생성된다"며, "이 때문에 지극히 현실적인 공포를 동반하는 시각적 환각이 유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렘수면 중에는 꿈을 생성하는 시각 피질(visual cortex)이 활성화되는데, 의식이 먼저 깨어나면서 꿈에서 보던 시각적 이미지가 현실처럼 인식된다는 것이다.

자주 반복되거나 수면장애 동반 시 치료 필요
이동아 교수는 "대부분의 수면마비는 수 초에서 수 분 내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신체에 별다른 이상을 남기지 않는 일시적인 생리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즉 건강한 사람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증상이 지나치게 자주 반복되거나, '기면증(narcolepsy)' 혹은 꿈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와 같은 다른 수면장애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악몽이나 강한 공포 환각으로 인해 우울, 불안, 수면 자체에 대한 공포가 동반된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증상으로 인한 불안감이 심각하여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수면마비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공포 반응을 줄이는 인지행동치료(cbt-i)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수면 습관 조절로 개선 가능…"빛 노출 최소화로 각성 줄여야"
수면마비는 증상이 가끔 나타나는 수준이라면 특별한 의학적 치료 없이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만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패턴 등이 수면마비의 유발 요인이므로, 규칙적인 수면-기상 시간을 정해 생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이다.

수면 중 각성을 줄이는 환경 조성 또한 중요하다. 빛 노출을 최소화해 침실을 어둡고 조용하게 만들고, 편안한 침구를 사용해야 한다. 숙면을 위해 체온이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도록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취침 3~4시간 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산책은 근육의 긴장을 풀고 적당한 피로감을 유도해 깊은 잠을 자는 데 효과적이다.

이동아 교수는 실제 증상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만약 수면마비가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호흡에 집중하거나 손가락, 발가락 끝, 눈꺼풀부터 움직이려고 노력한다면 마비 상태를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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